[한경비즈니스]<아! 나의 아버지>부끄럽게 느꼈던 아버지의 직업 2008/08/11
윤영돈 님의 글입니다.

우리는 살다보면 누구나 인생이란 게 ‘찰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식을 갖게 되는 그 때가 가장 큰 성장을 한다. 내가 쓴 책 중에 <30대, 당신의 로드맵을 그려라>라는 책이 있다. 인생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그 사람의 종착점을 다르게 만든다.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내 자식에게 어떤 유산을 남겨줄 것인가 고민해봐야 한다.

내 아버지 직업은 운전사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직업란에 뭐라고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운전사’보다 ‘회사원’이라고 쓰곤 했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의 직업을 부끄럽게 느꼈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버지께 ‘왜 운전사가 되셨냐?’고 대뜸 물어보았다. 아버지는 원래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고 싶어 하셨으나 집안 사정상 갈 수 없어서 공군으로 지원하셨고 그 때 헌병대에 근무하게 되셨다고 했다. 그 때 보여주신 공군 헌병대의 사진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빛바랜 베레모 속의 아버지는 옛날 영화에서 나오는 장교 같았다. 아버지는 제대 후 결혼했고 농사를 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싫어서 서울로 오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서 운전대를 잡게 되셨다고 한다. 우리네 아버지가 그렇듯이 직업의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아버지는 유독 운전을 한번도 가르쳐 주신 적이 없다. 30년 이상 무사고 운전사인데 불구하고 한번도 운전 요령이나 운전면허 시험 볼 때도 도와주신 적이 없다. 오직 한 말씀이 하셨다. “운전은 절대 어디 가서 자랑하지 마라! 운전은 나만 잘해서는 안된다.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 조심조심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운전하면서 아버지가 해주셨던 말씀이 자주 떠오른다. 아버지에게 배웠더라면 아마도 아버지와 많이 싸웠을 것이다. 운전은 절대로 아는 사람에게 배우지 말라는 속설이 있지 않은가. 이 자그마한 일화를 통해 아버지의 지혜에 대해서 되새기게 된다.

“자동차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계는 내가 정비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지. 기름칠한 만큼 값을 하는 것이 기계란다.” 늘 정직함을 귀하게 여기셨던 아버지, 장가가서 자식까지 두고 있는 아들을 걱정하시는 아버지는 가끔 전화를 먼저 거셔서 이런 말씀을 늘어놓으신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교하면 아버지는 디테일한 분이라면 어머니가 와일드한 분이셨다. 예를 들면 집을 살 때 아버지는 계산을 하면서 망설이고 계시면 어머니가 계약을 하고 오셨다. 그런 찰떡궁합이 남부럽지 않은 열매를 맺은 것이다.

운전사 월급으로 자식 셋의 뒷바라지가 만만치는 않으셨을 것이다. 아버지는 15년 무사고로 당시 내무부 장관 표창을 받아야 개인택시를 받으셨다. 서울 시내에서 무사고로 개인택시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몇 년 전에 개인택시를 파시고 집에 계신 것이 심심하셨는지 매일 서예학원을 다니기 시작하셨다. 꾸준히 3년을 다니시더니 대한민국 서예대상전에 나가셔서 금상을 받으셨다. 아버지가 공부에 대한 미련이 있으셨나보다.

아버지는 술을 엄청 좋아하셨다. 한 때는 맥주회사 운전을 하셔서 그랬는지 술을 많이 드셨다. 몇 달 전에 아버지께서는 큰 수술을 받았다.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이었는데, 큰 충격을 받으셨는지 부쩍 몸이 약해진 모습이었다. 요즘은 술 한 잔이 생각나신다면서도 술을 드시지 못하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지금도 수술부위가 아프시단다. 늘 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보다 아들의 걱정에 귀 기울이시면서 버팀목이 되어주신다.

내 아버지의 직업을 이해하는데 많은 세월이 걸렸다. 자식을 키워보니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게 된다. 아버지의 직업을 외면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내가 아버지가 되어보니 아버지의 행동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깨닫고 있다. 내 아이가 아버지인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내가 아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무엇일까? 아마도 아들과 잠깐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리라.

글_윤영돈 윤코치연구소

한경비즈니스 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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